X-ray film - pigment print, 130×130cm, 2012
사진이라는 문물을 처음 접한 사회에서 사진에 찍히면 영혼을 빼앗긴다고 생각해 눈을 감거나, 사진에 찍히기를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만약, 사진을 찍을 때 영혼이 삐져나간다면 그 분리되는 순간과 껍데기에 불과한 육체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피사체는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대형 카메라와 마주한다. 눈을 감고 앉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눈을 감는다는 건, 더 이상 세상과의 소통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또한,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약 30여 분의 시간이 흐른다. 얼굴에 드러나는 미묘한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몰입도가 가장 높은 순간에 셔터 버튼을 눌러 엑스레이 필름에 담았다. 의약용으로 사용되는 엑스레이 필름은 비가시적 영역인 신체 내부를 투시한다는 상징성과 상이 필름의 앞뒤로 맺는 특징 때문에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