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테미(space TEMI)
대전광역시 중구 테미로 44번길 40
e-mail click3210@naver.com
2023년 3월 17일 - 4월 6일
작가와의 대화 : 2023년 3월 17일(금) 오후 3시
전시오픈 :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픈시간 :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전시휴관 : 매주 일요일, 월요일
공동기획
스페이스 테미 큐레이터 김주태
갤러리 R 객원큐레이터 류병학
안시형 작가는
1995년 동의대학교 미술학과와 2001년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일명 ‘돌’ 작업은 동의대 조소과를 졸업한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하여 2006년까지 지속적으로 작업합니다. 당시 그의 ‘돌’ 작업은 깨진 돌을 붙이는 작업이었습니다.
안시형_숨 쉬는 돌-III
자연석(화강암)_50x50x60cm
부산광역시 진구 가양동 소재. 1999
안시형은 대한민국미술대전(1995)과 대한민국청년미술제(1996)에 ‘돌’ 작업을 출품했습니다. 그는 아시아 현대조각전(1997)과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1998)에 초대되었습니다. 2000년 그는 일본 효고현 국제 석조각 콩쿨에 입상하여 아와지 섬 체육공원에 2.4m 높이의 화강석을 쪼개고 다시 붙인 <생성과 호흡>을 남겼습니다. 같은 해 그는 보스니아 사라예보 겨울미술제(Sarayevo Winter Festival)에 초대되고 첫 개인전을 개최했습니다.
2001년 안시형은 타이완의 화롄현 국제 조각전(Hualien International Stone Sculpture Exhibition), 2004년 그는 폴란드 포즈낭의 <교차 시간 교차 공간(Crossing time Crossing spaces)> 그리고 도쿄 아트페스티벌(MMAC FESTIVAL IN TOKYO)에 초대되었습니다. 2006년 그는 부산비엔날레 조각프로젝트에 참여하고, 2009년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그리고 2010년 인천 국제디지털아트 페스티벌에 ‘돌’ 작업을 출품했습니다.
그런데 안시형은 2007년부터 새로운 ‘돌’ 작업을 합니다. 그의 이전 ‘돌’ 작업이 깨진 돌을 붙인 것이라면, 2007년부터 시작한 그의 ‘돌’ 작업은 길가에서 깨진 돌이나 상처난 돌을 작업실로 옮겨와 그라인더와 사포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는 상처난 돌을 치유한 다음 강가에 되돌려 놓습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돌 작업을 일명 ‘강돌 만들기’로 명명합니다. 그의 ‘강돌 만들기’는 2010년까지 지속합니다.
안시형_강돌 만들기_강돌. 2007
안시형_못_2008
안시형은 2008년부터 또 다른 작업을 시도하는데, 그것은 일상용품에 파묻혀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집의 보일러에서 나무를 태우고 난 뒤 나온 휘어진 못 들을 작업장에 가져와 펴는 작업 ‘못’(2008), 고장난 컴퓨터 본체를 열고 매료되어 작업한 전자기판을 이용한 ‘위성도시’(2008)와 ‘길을 찾아서’(2011), 해운대 바닷가 (노보텔 옆) 데니스 오펜하임 작가 설치 작업 때 임시 고정용 타이(고정용 검정 플라스틱)를 보고 작업한 ‘흑난’(2011), 집 청소 후 진공청소기 속 먼지를 본드와 버무려 굳힌 작업 ‘집 청소’(2011), 집에서 먹고 버린 쓰레기 중 페트병을 이용한 작업 ‘매병’(2012) 등이 그것입니다.
안시형_집 청소_먼지, 사기그릇_2011
안시형은 2013년부터 한 걸음 더 들어가 일상용품과 텍스트로 구성된 일명 ‘사연(私緣)’ 시리즈를 작업합니다. 이를테면 벽시계, 성냥갑, 부채, 레코드판, 우표책, 담배, 다방 라이타, 돼지 저금통, 흑백 TV 등 대량생산된 ‘레디-메이드’를 텍스트와 함께 전시한다고 말입니다.
안시형의 ‘사연’ 시리즈는 뒤샹(Marcel Duchamp)으로 인해 ‘잃어버린’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독특한 시각으로 되찾아내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잃어버린 레디-메이드’는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사물들에 대한 일종의 ‘사각지대(死角地帶)’를 뜻합니다. 대량생산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품들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것, 즉 누구나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다른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미술평론가 류병학은 사물의 사각지대를 조명한 안시형의 ‘사연’ 시리즈를 뒤샹의 ‘레디-메이드’ 이후 급진적인 작품으로 평가합니다.
안시형의 ‘사연’ 시리즈는 2013년 중국 임기대미술관의 <신라대-중국 임기대 교류전>, 2015년 북서울미술관의 <조우>, 2016년 노르웨이 베스트포센 미술관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2018년 뮤지움 산의 <일상의 예술:오브제>, 2019년 청주시립미술관 오창관의 <레디컬 아트>, 2020년 사라예보 보스니아 BKC문화센타의
안시형은 이번 스페이스 테미의 개인전에 ‘사연’ 시리즈 35점을 전시합니다. 그는 특히 이번 개인전에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 7점도 전시합니다. 이번 안시형 개인전은 스페이스 테미의 김주태 큐레이터와 갤러리 R의 류병학 객원큐레이터가 공동기획한 전시입니다.
사물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다_안시형 개인전_스페이스 테미. 2023
이것이 작품인가, 사물인가?
안시형 조각가,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넘은 아티스트
지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한 '뒤샹 사후 50주년' 회고전인 『에센셜 뒤샹』은 미술계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로부터도 주목받았다. 그들은 뒤샹(Marcel Duchamp)의 악명높은 <샘(Fountain)>(1917)을 보기 위해 줄을 섰다. 뒤샹의 <샘>은 작가가 아무런 신체적 노동을 하지 않고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남자 소변기’를 단지 전시장으로 옮겨놓고 작품으로 제시한 것이다. 관객들은 뒤샹의 <샘>을 보고 ‘이것이 작품인가. 사물인가’ 혼란스러워했다.
뒤샹은 남자 소변기 이외에도 머리빗과 병걸이와 옷걸이 또한 삽 등 ‘일상품’을 전시장으로 옮겨놓아 ‘작품’으로 전이시켰다. 뒤샹은 그것을 ‘레디-메이드’라고 명명했다. 뒤샹의 ‘레디-메이드’는 흔히 ‘아방가르드(Avant-garde)’ 작품으로 불린다. 이를테면 뒤샹의 ‘레디-메이드’는 ‘급진적인 미술(radical art)’을 뜻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미술평론가 류병학 씨는 “안시형 작가의 일명 ‘사연(私緣)’ 시리즈를 뒤샹의 ‘레디-메이드’ 이후 가장 급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그 점에 대해 류병학 씨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사람들에게 ‘현대미술’에 대해 물어보면 십중구 ‘잘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따라오는 답변이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안시형의 작품은 가장 난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인형이나 화투(花鬪) 그리고 플라스틱 숟가락과 양초 또한 만화책과 리얼 돌(real doll) 등 일상품을 ‘작품’으로 전시장에 옮겨놓기 때문입니다. 만약 안시형이 다양한 일상품들을 ‘작품’들로 전시한다면, 그는 뒤샹의 ‘아류(亞流)’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안시형은 뒤샹의 ‘레디-메이드’에 텍스트(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전시합니다. 그의 텍스트는 해당 오브제에 대한 사연을 적은 것입니다. 따라서 그의 ‘사연’ 시리즈는 가장 난해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친절한 작품인 셈이죠.”
안시형_조개 위에 올라간 남자와 여자_인형+텍스트. 2023
안시형의 ‘잃어버린 사연을 찾아서’
가장 난해한 작품, 하지만 가장 친절한 작품
스페이스 테미의 안시형 개인전 『사물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크게 두 파트로 전시된다. 하나는 오브제와 텍스트를 접목한 ‘사연’ 시리즈이고, 다른 하나는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 7점이다. 나는 우선 그의 ‘사연’ 시리즈 몇 점을 살펴본 다음, 그의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언급해 보도록 하겠다.
전시장 벽면에 액자 두 개가 걸려있다. 한 개의 액자에는 녹색 ‘풍선’이 들어있고, 다른 액자에는 텍스트가 쓰여있다. 녹색 ‘풍선’은 5개의 풍선을 서로 묶어놓은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바람을 불어넣은 5개의 풍선을 묶어 ‘개’의 형태로 만들어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풍선개’는 바람이 빠진 상태로 액자 유리에 밀착되어 있다. 자, 이번에는 안시형이 적은 텍스트를 읽어보자.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제프 쿤스의 ‘풍선개’가 관람객의 실수로 깨져 산산 조각났다고 한다. 선반 위 ‘개풍선’은 가죽만 남았다.”
지난 2월 16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아트 윈우드' 아트페어 개막을 맞아 열린 VIP 프리뷰 행사에서 한 여성 방문객이 제프 쿤스(Jeff Koons)의 <풍선개(Balloon Dog)>를 정말 풍선으로 만든 것인지 호기심에 손으로 만지다가 실수로 받침대에서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났단다. 쿤스의 <풍선개>는 높이 40㎝, 길이 48㎝의 마치 개 모양 풍선처럼 보이는 푸른색 도자기 작품으로, 감정가는 4만2000달러(약 5460만원)라고 한다.
안시형은 언론을 통해 쿤스의 ‘풍선개’ 사건(?)을 접한 뒤 ‘개풍선’을 작업했다고 한다. 그의 ‘개풍선’은 2021년 9월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가 열린 일광해수욕장에서 바람에 날리던 ‘풍선개’를 획득한 것이란다. 그는 당시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간 녹색 ‘풍선개’가 이뻐서 집으로 가져가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풍선의 바람이 차츰 빠지면서 결국 ‘가죽’만 남게 되었단다.
쿤스의 <풍선개>는 마치 ‘풍선(으로 만든) 개’처럼 보이는 도자기 작품인 반면, 안시형의 ‘개풍선’은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어 만든 ‘풍선개’이다. 이런 단편적인 정보는 쿤스의 <풍선개>와 안시형의 ‘개풍선’ 사이의 또 다른 차이를 알려준다. 이를테면 쿤스의 <풍선개>가 관객의 실수로 받침대에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 반면, 안시형의 ‘개풍선’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체’가 되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쿤스의 <풍선개>는 다시 ‘작품’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안시형의 ‘풍선개’는 ‘공기호흡기(Air Breathing Apparatus)’로 바람을 불어넣으면 부활할 수 있다.
안시형의 텍스트는 담백하다. 그의 텍스트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쓰여있다. 그의 텍스트는 별다른 수식도 없지만 아름다운 한 편의 ‘시(詩)’로 읽힌다. 그렇다면 안시형의 ‘시’가 함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안시형은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간 녹색 ‘풍선개’를 보면서 동심(童心)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단돈 천 원에 불과한 ‘풍선개’를 들고 신이 났을 어린아이의 마음을 되찾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빵빵한 몸매를 자랑하던 ‘풍선개’는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이 빠져 결국 ‘가죽’만 남겨둔다. 산산조각이 난 쿤스의 <풍선개>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반면, 바람이 빠진 ‘풍선개’는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을 것이다. 안시형은 산산조각이 난 쿤스의 <풍선개>를 구매하겠다는 사람과 작품보험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가죽’만 남은 ‘풍선개’를 보면서 안쓰러워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초라한 ‘풍선개’를 액자에 넣어 텍스트와 함께 전시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가죽’만 남은 ‘풍선개’를 주목하지 않을까? 나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격해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안시형_개풍선_풍선+텍스트. 2023
안시형의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서’
전시장 벽면에 작은 백색 캔버스와 액자 한 개가 걸려있다. 백색 캔버스에는 작은 오브제가 부착되어 있고, 액자 안에는 텍스트가 적혀있다. 백색 캔버스에 부착된 오브제는 마치 어린이들이 주방 놀이할 때 쓰는 쪼그만 플라스틱 스푼처럼 보인다. 그리고 액자 안의 텍스트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누가 사용했을까.”
아기 손가락 크기보다도 작은 플라스틱 스푼은 5년 전 안시형이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길가에서 주운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쪼그만 스푼은 때가 묻혀 있어 누군가 사용한 것으로 보였단다. 안시형은 묻는다. 도대체 저 쪼그만 스푼은 누가 사용한 것일까? 머시라? 혹시 그것은 난쟁이 나라에 사는 난쟁이가 사용한 스푼 같다고요? 뭬야? 그것은 피터팬의 요정이 사용한 스푼으로 보인다고요?
만약 우리가 길가에 버려진 쪼그만 플라스틱 숟가락을 보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네?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고요? 그런데 안시형은 하찮은 쪼그만 스푼을 흰 캔버스에 부착시켜 우리에게 “누가 사용했을까” 묻는다. 우리는 안시형의 ‘스푼’을 보면서 동심의 세계를 방문한다. 미술평론가 류병학 씨는 “그의 순수한 상상력에 감동해 콧등이 시큰해진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안시형의 ‘사연’ 시리즈는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오브제들이 단순한 소비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관객 각자에게 의미 있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대량생산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품들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것, 즉 누구나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다른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안시형의 작품은 우리에게 각자 가지고 있는 사라져가는 오브제들에 대하여 기억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이 소유하고 있는 오브제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안시형_누가 사용했을까_플라스틱 스푼+텍스트. 2023
안시형의 ‘잃어버린 편지를 찾아서’
전시장 벽면에 액자 두 개가 걸려있다. 한 개의 액자에는 손편지가 들어있고, 다른 액자에는 텍스트가 쓰여있다. 손편지는 접혀있다. 접힌 손편지는 잘 읽히지 않는다. 그런데 액자 유리에 흰 물감으로 글이 쓰여 있는 것이 아닌가. 백색 물감으로 유리에 쓰인 글의 앞부분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원이 아버님께 올림 -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위의 인용문은 병술년에 쓰여진 글이란다. 병술년은 1586년(선조 19년)이다. 임진왜란 6년 전에 쓰여진 글은 원이 어머니가 원이 아버지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글로 추정된다. 그런데 편지 내용은 원이 아버지가 원이 어머니를 두고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난 것으로 읽힌다. 이를테면 위 글은 원이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원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라고 말이다. 자, 이번에는 안시형이 편지 옆에 함께 전시한 텍스트를 보도록 하자.
원이 엄마는
남편에게
“남들도 우리와 같이
서로 어여삐 여기며
살아갈까요”
1998년 4월 안동시 정상동 택지 조성을 위해 묘를 이장하던 중 발굴된 고성 이씨(固城 李氏) 이응태(李應台)의 묘에서 출토되었다는 일명 ‘원이 엄마 편지’가 떠오른다. 발굴 당시 이응태의 시신은 놀랍게도 400여 년 동안 썩지 않은 미라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시신의 주변에서 총 18통이 편지를 발견했는데, 대부분의 편지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원이 엄마 편지’는 이응태의 시신처럼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고 한다.
‘원이 엄마 편지’는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일종의 ‘러브 레터’이다. 안시형은 안동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원이 엄마 편지’를 읽고 감동받았던 것 같다. 그는 원이 엄마 편지를 종이에 자필로 모두 받아쓰기를 한다. 그가 자필로 받아쓰기한 ‘원이 엄마 편지’가 바로 액자에 들어있는 접힌 편지이다. 안시형은 ‘원이 엄마 편지’를 받아쓰기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것은 그가 받아쓰기한 편지 옆에 함께 전시한 텍스트에 쓰인 다음의 문구에서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남들도 우리와 같이 서로 어여삐 여기며 살아갈까요”
나는 ‘원이 엄마 편지’를 읽으면서 원이 엄마가 원이 아빠를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원이 엄마 편지’의 다음과 같은 말미를 읽다가 나는 울컥했다.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서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안시형_원이 엄마 편지_편지+텍스트. 2023
안시형의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들
588 올랭피아, 세상의 기원, 주어진 여인
자, 이제 안시형의 ‘19금(禁)’ 작품들을 보도록 하자. 나는 이곳에서 ‘리얼 돌(real doll)’로 작업한 그의 <588 올랭피아>와 <세상의 기원> 그리고 <주어진 여인>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3 작품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아티스트들의 작품들, 즉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의 <올랭피아(Olympia)>(1863)와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의 <세상의 기원(L'Origine du monde)>(1866) 그리고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에탕 도네: 1. 폭포, 2. 가스등(Etant donnes: 1 la chute d'eau, 2 le gaz d'eclairage)>(1946-1966)을 차용한 것이다.
마네의 <올랭피아>는 침대에 누워 있는 알몸의 여인을 그린 그림이다. 1865년 살롱전에 마네의 <올랭피아>가 전시되자 음란하고 부도덕한 그림으로 간주된다. 왜냐하면 마네의 <올랭피아>는 신화적인 여신을 모델로 그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의 여인을 모델로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의 여인’은 <올랭피아>의 모델을 선 빅토린 뫼랑이 아니라 당시 파리의 매춘부를 상징한 ‘올랭피아’를 뜻한다.
혹자는 마네의 <올랭피아>를 현실의 인물을 통해 당시 사회상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를테면 마네의 <올랭피아>는 정부를 두는 것을 당연시 여겼던 파리 부르주아지의 위선을 폭로한 그림이라고 말이다. 에밀 졸라(Emile Zola)는 마네의 <올랭피아>를 ‘걸작’으로 칭했는데, 그는 “다른 화가들이 비너스의 거짓말을 표현할 때, 마네는 스스로 물었다. 왜 거짓말을 해야 하는지, 왜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지?”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안시형_588 올랭피아_리얼 돌, 침대, 시트, 텍스트. 2023
미술평론가 류병학 씨는 “마네의 <올랭피아>의 백미는 ‘시선’”이라고 말한다. 마네는 알몸 여자의 시선을 ‘우리’를 향해 그려놓았다. 따라서 당시 ‘올랭피아’를 찾은 고객들은 마네 그림 속 <올랭피아>의 시선을 외면했을 것이다. 그리고 <올랭피아>의 시선은 알몸을 훔쳐보려는 관람객의 관음증을 박탈한다. 따라서 <올랭피아>의 시선은 알몸을 훔쳐보려고 했던 이들을 당황케 한다.
자,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원점? 안시형의 <588 올랭피아> 말이다. 그의 <588 올랭피아>는 캔버스에 유화로 그려진 마네의 <올랭피아>를 ‘리얼 돌(real doll)’로 자리바꿈시킨 것이다. 물론 안시형의 <588 올랭피아>에는 마네의 <올랭피아>에 수식한 머리의 난초와 귀걸이 그리고 팔찌와 목에 감은 검은색 리본 또한 슬리퍼도 없다. 덧붙여 안시형의 <588 올랭피아>에는 마네의 <올랭피아> 조연들인 하녀와 고양이도 없다. 그렇다면 안시형의 <588 올랭피아>는 우리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일까? 안시형이 ‘리얼 돌’과 함께 전시한 ‘588 올랭피아’ 텍스트를 읽어보자.
“울긋불긋 네온이 반짝일 때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광장을 가로질러 전철역 입구로 간다. 나이 든 아줌마가 미소를 띠며 ‘잘해 줄게 놀다가.’ 머리에 붉은 꽃, 목에 검정 벨벳 끈, 마네의 ‘올랭피아.’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안시형은 마네의 <올랭피아>를 보면서 1990년대 청량리역에서 호객행위를 경험했던 당시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는 마네의 <올랭피아>를 ‘리얼 돌’로 전이시켜 놓는 작업을 한다. 만약 마네의 <올랭피아>가 당시 파리의 사회상을 비판한 것이라면, 안시형의 <588 올랭피아>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반영하기 위해 ‘리얼 돌’을 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시형은 <588 올랭피아>가 우리를 뚫어져라 바라보도록 ‘리얼 돌’의 시선을 만들어 놓았다. 누가 안시형의 <588 올랭피아>를 훔쳐볼 수 있겠는가?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VS. 안시형의 <세상의 기원>
1981년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깡이 사망한 뒤 그의 유품 가운데 일명 ‘엑스(X)’로 불린 그림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여성의 성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그림이다. 그 그림은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가 그린 <세상의 근원>이란 작품으로 밝혀졌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국가에 환수되어 오르세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라캉’과 ‘쿠르베’ 그리고 ‘여성의 성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그림’은 언론 기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당시 해외 언론은 물론 국내 언론들도 다투어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을 기사화했다. “쿠르베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이 그림의 모델은 누구일까?” “왜 라캉은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었을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의 <터키탕(The Turkish Bath)>(1862)과 쿠르베의 <잠(The Sleepers)>(1866) 등 에로틱한 그림을 소장했던 터키 대사 카릴 베이(Khalil Bey)의 주문에 따라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카릴 베이가 경제적 문제로 자신의 소장품들을 처분하게 되었단다. 이후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여러 소장가의 손을 거쳐 1955년 정신분석학자 라캉(Jacque Lacan)에 의해 매입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라캉이 사망한 이후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마네의 <올랭피아>보다 더 적나라하고 선정적으로 여성의 누드를 표현해 놓았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모델의 부분(유방과 음부 그리고 허벅지 등)만 화폭에 담았다. 카메라가 마치 여성의 성기에 초점을 맞추듯 그려진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그 적나라함 때문에 관객에게 충격을 준다.
2000년 안시형은 영남대 대학원 재학시 숲 길가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실리콘 엉덩이를 발견한다. 그는 실리콘으로 여성의 음부만을 제작한 ‘리얼 돌’을 보자마자 심장이 요동쳤다면서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당시 저는 ‘리얼 돌’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성의 음부를 그토록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을 저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죠. 그리고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 ‘리얼 돌’과 같은 조각작품을 하겠다고 말이죠. 왜냐하면 저는 그때까지 ‘리얼 돌’처럼 관객을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조각작품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안시형_세상의 기원_리얼 돌+텍스트. 2023
그러나 안시형은 방법론을 찾지 못했다. 그는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돌’ 작업에 집중하게 되었단다. 이후 그는 ‘리얼 돌’을 잊게 되었다. 그러다가 그는 ‘사연’ 시리즈 작업을 시작했고, 작업에 사용할 오브제를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서핑하다가 우연히 ‘리얼 돌’ 사진을 만나게 된다. 그는 다시 심장이 요동치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는 ‘리얼 돌’과 관련된 온라인 동호회들에 가입하여 ‘리얼 돌’의 이모저모를 알게 되고 급기야 ‘리얼 돌’들을 수집하기에 이르렀다.
안시형은 2000년 영남대 숲 길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실리콘 엉덩이’와 유사한 ‘리얼 돌’을 구매한다. 그는 음부만 실리콘으로 제작된 ‘리얼 돌’을 보면서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을 떠올린다. 그는 ‘사연’ 시리즈를 작업하면서 ‘리얼 돌’도 텍스트와 함께 작품으로 전시할 수 있겠다는 자신을 갖게 되었다. 그는 <세상의 기원> 텍스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여성의 음부를 들여다본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에서 마르셀 뒤샹의 ‘주어진 것’에서 작은 구멍 사이로 다리 벌린 여성의 모습. 밀란 쿤데라 <향수>에서 ‘그는 그녀의 음부, 감탄할 만한 공간 구조로 네 가지 탁월한 기능을 떠맡고 있는 이 아주 작은 곳을 계속 바라보았다. 흥분시키기, 성교하기, 출산하기, 소변보기, 오랫동안 그는 마법이 풀린 이 불쌍한 곳을 쳐다보았으며 커다란 슬픔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안시형은 자신의 ‘리얼 돌’ 시리즈를 전시해 줄 전시 공간을 물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그는 독립큐레이터 류병학 씨에게 자신의 ‘리얼 돌’ 시리즈를 소개한다. 류큐는 스페이스 테미의 김주태 큐레이터에게 안시형의 ‘리얼 돌’ 시리즈 전시를 제안한다. 김큐는 류큐에게 공동기획을 하자고 하여 스페이스 테미의 안시형 개인전이 성사된다.
쿠르베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묘사할 것’을 내세우는 리얼리즘의 선구자로 간주된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그 어떤 역사적이거나 예술적인 권위를 내세우지도 않고도 ‘세상의 기원’을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안시형의 <세상의 기원>은 한술 더 뜬다. 안시형은 여성의 음부를 리얼하게 표현한 ‘리얼 돌’을 통해 그 어떤 역사적이거나 예술적인 권위를 내세우지도 않고도 ‘세상의 기원’을 제시한다.
주어진 여인
1968년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남자 소변기’를 ‘작품’ <샘>으로 둔갑시킨 뒤샹은 자택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뒤샹의 죽음과 함께 그의 미완성 작품도 알려졌다. 1969년 필라델피아미술관이 공개한 뒤샹의 유작 <주어진 것 : 1. 폭포, 2. 가스등(Etant donnes : 1 la chute d'eau, 2 le gaz d'eclairage)>(1946-1966)가 그것이다. 그것은 벽돌로 축조된 아치형 입구에 마구간 문짝을 설치한 작품이다. 그 문짝에는 두 개의 구멍이 뚫려있다. 따라서 관객은 두 개의 구멍을 통해 안을 볼 수 있다.
헉!!! 잡풀 위에 알몸의 여성이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더욱이 그녀는 두 다리를 벌려 음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보다 더 노골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뒤샹의 <주어진 것>의 여인은 캔버스에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석고로 사랑의 인체를 캐스팅하여 조각으로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뒤샹의 <주어진 것>에는 ‘폭포’와 ‘가스등’이라는 부제가 있다. ‘가스등’은 알몸의 여성 왼손에 들려있고, ‘폭포’는 그녀 뒤로 보이는 울창한 숲 사이에 위치한다. 물론 ‘가스등’은 ‘레디-메이드’인 반면, 숲과 폭포는 포토콜라주한 것이다. 따라서 뒤샹의 <주어진 것>은 레디-메이드와 조각 그리고 사진을 접목한 일종의 ‘설치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시형_주어진 여인_리얼 돌+텍스트, 조명. 2023
이러한 단편적인 정보는 뒤샹의 <주어진 것>이 관객의 관음증을 위해 고안된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말하자면 관객은 문짝에 뚫린 두 개의 구멍을 통해 노골적으로 음부를 드러내고 있는 여성을 훔쳐보게 된다고 말이다. 물론 뒤샹의 <주어진 것>에 등장한 누드 조각은 전신상으로 제작되었지만, 관객이 구멍을 통해 보면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에 그려진 여성처럼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관객은 노골적으로 음부를 드러낸 여성 조각을 보면서 받았던 충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뒤샹의 <주어진 것>에 등장한 전라의 여성(조각)은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에 그려진 여성과 마찬가지로 관음증을 박탈할 수 있는 모델의 시선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두 다리를 벌리고 凹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여자 모델의 눈이 당신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다면, 당신은 관음증을 즐길 수 있겠는가?
이 점에 주목한 것이 뒤샹의 <주어진 것>을 차용한 안시형의 <주어진 여인>이다. 안시형은 갤러리 공간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 흰 벽에 두 개의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따라서 관객은 그 구멍들을 통해 안을 바라보게 된다. 관객은 구멍들을 통해 뒤샹의 여성 조각보다 더 리얼하게 제작된 전라의 ‘리얼 돌’을 보게 된다. 전라의 ‘리얼 돌’은 다리를 벌려 음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관객은 전라의 ‘리얼 돌’을 훔쳐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리얼 돌’의 시선이 바로 ‘당신(관객)’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안시형은 <주어진 여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텍스트를 관객에게 제공한다.
안시형_주어진 여인_리얼 돌+텍스트, 조명. 2023
“영주 서천(西川). 장맛비에 황톳물이 흘러간다. ‘임이여 / 물을 건너지 마오 / 임은 그예 물을 건너 시네 /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 가신 임을 어이할꼬’ 뚝에 아이들이 모여있다. 나이 든 검시관은 왼손에 종이를 감아쥐고, 오른손으론 헤쳐진 여인의 가슴을 이리저리 만진다. 아이들은 검시관 표정을 살피고, 여인의 가슴을 보고, 검시관 표정을 살피고, 여인의 가슴을 보고, 위선적인 인간. 기 드 모파상의 <비계덩어리> 주인공 ‘불 드 쉬프’, 이용당하고 버려진 여인.”
새로운 미술 출판문화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안시형 ‘전자-도록(digital-catalogue)’
출판사 KAR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전자도록을 총 38권(한글판 27권, 영문판 11권) 발행하였습니다. 출판사 KAR의 전자도록은 그동안 미술평론가 류병학 씨가 집필한 21명 작가의 작가론들과 일부 작가들이 직접 집필한 일종의 ‘전자_아트북(Digital_Art Book)’입니다.
출판사 KAR은 미술계에 새로운 출판문화를 선도하고자 합니다. 미술평론가 류병학 씨는 “‘전자-도록’의 도래는 출판문화의 변화를 넘어 질적인 미술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출판사 KAR은 이번 스페이스 테미에서 열리는 안시형 작가의 전자도록도 4권(한글판 2권, 영문판 2권)을 발행했습니다. 안시형의 『잃어버린 사연을 찾아서(In Search of Lost Memories)』와 류병학의 『사물/작품 논쟁(Thing/Work Debate)』이 그것입니다. 출판사 KAR에서 발행한 한글판 전자도록은 국내 온라인 서점들(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에서 그리고 영문판 전자도록은 아마존에서 소장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