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헌 Kim Tea heon

나를 잊지 말아요/모란장 사람들

종이위에 수채, 오일 파스텔, 색연필 드로잉 후 포토드로잉, 연작 30점, 2020.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과 성남 모란장은 일없이도 자주 찾던 곳이다. 팍팍한 도시에서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장소라 자연스레 발길이 닿았다.

2회에 걸쳐 한시적으로 진행했던 성남프로젝트는 첫 회에 성남공간과 환경조형물 관련 내용을 다루었고, 다음해인 1999년에는 ‘모란장 그 공간의 의미’란 타이틀로 진행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0년 나는 마당 소일거리가 줄어든 초겨울, 당시 모란장터에서 찍었던 사진작업을 꺼내보았다. 아마도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정이 그리웠지 싶다.
작업 당시 모란 상인회장의 도움으로 장터로 물건 팔러 나오신 분들을 만나 몇 마디씩 건네며 그렇게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었다. 그때 일을 기억하며 얼굴 사진들을 들여다보았다. 그중 한 분이, “이왕이면 멋지게 찍어줘요”라며 부탁하던 말이 지금까지 귓가에 생생히 남아 있다.

사진 속 장터 사람들을 보다가 여전히도 잘들 사시는지 늦은 안부를 물을 겸 나는 매일매일 드로잉을 하였다. 서른 분과 이야기를 하듯 즐겁게 그림을 그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