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헌 Kim Tea heon

자화상-울다가도 웃을 일이 있지

장지에 아크릴, 44.5×54.5cm, 2020.

인생은 가끔 삑사리가 나야 제 맛이다. 1년에 한 번꼴로 나는 마당일을 하다가 벌에게 쏘이는 데 이것도 그런 종류다. 즐거운 전원생활을 하는데 일종의 세금인 셈이다. 간혹 쎈놈에게 걸리면 정신 차리기가 어렵지만 그때마다 ‘울다가도 웃을 일이 있지’하고 고통을 참는다. 이 그림을 그린 날은 얼굴에 두 방 맞고 잠깐 동안 기절을 했다. 정신 차리고 마을 보건소로 달려가 주사 두 방 맞고 밤탱이된 얼굴로 자화상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