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향 (Shin Chunhyang), 3채널 비디오설치, 프로젝터3_가변크기, 00:29:25, 2017
오래전에 신상옥 영화감독의 안양 스튜디오에서 감독이 북으로 납치되었던 시절 북에서 만든 영화 '사랑 사랑 내사랑' (뮤지컬 춘향전. 1984)을 보고 남한에서 만들었던 ‘성춘향’(1961년 최은희 주연) 과는 어떤 관계가 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 두 영화는 한국 고전 소설 춘향전을 각본으로 한 영화로 신상옥이라는 영화감독에 의해 남과 북에서 만들어 졌다는 분명한 연결고리는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에게 너무나 익숙한 춘향전 이야기에는 흥미가 없었고 두 영화 사이에 내재하는 - 나 역시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관계될 수밖에 없는 - 분단의 문제에 흥미를 느꼈다. 그 중심에는 신상옥, 최은희 부부의 삶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신상옥 영화감독이 남과 북에서 만들었던 춘향전 영화 두 편을 가지고 만든 비디오 설치 작업이다. 작품 제목을 신상옥 감독의 성을 따서 신춘향이라고 지었다. 위에 보여지는 이미지처럼 공간 바닥면에 3개의 비디오 스크린을 설치한다. 뒤쪽에 보이는 영상은 북한에서 만든 춘향전이고 맨 앞쪽의 영상은 남한에서 만든 춘향전이다. 중간에 보이는 영상은 38선, 혹은 휴전선으로 설정된 스크린이다. 카메라 렌즈의 거리 초점을 맞추는 형식을 이용한 영상작업으로 맨 뒤쪽 초점이 맞은 북한의 이몽룡 영상에서 앞쪽 남한 춘향이 영상으로 초점을 맞출 때 어쩔수 없이 중간 거리에 있는 스크린에 순간 초점이 맞았다 틀어진다. 그 순간 영상이 나타났다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