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민Kim Hea min

빨강그림자 파랑그림자. Red shadow Blue shadow.

미디어 설치, 2014

<빨강그림자 파랑그림자>는 실제 공간의 전구와 영상의 상호작용이 한 겹의 가면을 더 쓰고 관객을 홀린다. 양쪽 벽에 마주보는 상태로 설치되어 있는 두 개의 모니터에는 예의 두 남녀, 서양 남자와 동양 여자가 각각 등장하는데, 모니터 측면에 설치되어 있는 빨간 등과 파란 등이 교차적으로 점멸하면서 가운데에 위치한 스크린에 빨간색 그림자와 파란색 그림자가 번갈아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는 관객이 빨간 조명에 빨간 그림자, 파란 조명에 파란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을 당연한 현상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이 바로, 말이 사슴이 되는 순간이다. 그림자는 본래 특정한 색을 입을 수가 없으므로, 빨간 색 조명에 빨간 그림자는 애초부터 실제 세계의 법칙에서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논리적이라는 듯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빨간 그림자 파란 그림자는 뭔가 낯설어도 잘못된 것은 없다고 생각하게 하는데, 작품의 러닝타임이 한 차례 끝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무렵, 시작 지점의 그림자가 검은 색이었다는 것을 새삼 자각하고, 빨간 그림자 파란 그림자의 아이러니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윤희>

https://youtu.be/jx-sM-Rf9Cg

https://youtu.be/qYEsBxERPX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