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in, 1999
빛과 어둠 사이의 의식
빛(發光)과 더불어 나타나는 복제된 이미지의 파편들
그 시각적 착란을 통해 증식하고 해체되는 이미지들 사이에서 느끼는
현재라는 미분(微分)의 찰라
낯선시선
시선의 충돌.
침묵
이미지 상호간에 소통되는 인식의 단절과 모호한 중첩들,
그리고 부조리한 상황
그 사이에 서있는 한 이방인을 상상해본다.
부조리한 알리바이.
1999년은 세기말이라 하여 지구 종말론 예언 등으로 온 세계가 떠들썩 했으며
혹자는 물질 문명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정신문명 시대가 도래한다고도 했다.
이러한 세기말 분위기는 나로 하여금 '우리문화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는 누구인가' 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된다.
근세에 들어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문화들이 유입되어 섞이면서 다양한 문화적 갈등을 겪게된다. 우리 문화의 근본적인 사상은 유교 불교 도교가 습합(습득하여 합해 짐)되어져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이 사상이 유. 불. 선(儒,佛,仙) 사상인 것이다.
이 유불선 사상을 습합되기 이전의 상황으로 설정하여 만든 작품이 <부조리한 알리바이> 이다. 유교 불교 도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그들의 복장을 작가 스스로가 착용하고 부조리한 갈등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터 화면을 두개의 스크린으로 분리시킨다.
스크린 사이에는 영상 반응 장치와 연결된 전구 2개(빨강 파랑)를 설치한다.
전구가 켜지면 빛이 투사된 스크린에는 조명을 받은 인물의 이미지가 동시에 나타난다.
다른 조명이 켜지면 스크린에는 다른 모습의 인물이 동시에 나타난다.
분리된 두 개의 이미지(과거체) 는 현재 공간에서 점멸하는 전구와 더불어 생성 소멸된다.
전구의 발광 상테(현재 공간) 가 스크린의 이미지와 관계함으로서 시공간을 해체하는 인터랙티브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