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 51*43 cm
제작년도 : 2014년
재료 : 천연염색-면, 면사
-아내가 좋아하는 고사리, 냉이, 연과 남편이 좋아하는 홍화, 쪽이 같이 피었습니다-
봄이 되면
“혹 냉이가 올라왔을까? 고사리가 올라왔을까?” 궁금해 하며
마당에 심어놓은 연잎에 물이 부족하지 않나 수시로 들여다봅니다.
내가 그러는 동안에도 남편은 봄나물에 도통 관심 없어 하다가 “이러다 늦겠어” 하면서 쪽과 홍화씨 모종을 서두릅니다. 물론 그것의 쪽과 홍화씨로 염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자연을 물들이는 그 마음 잊고 싶지 않아 남편은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씨를 뿌립니다.-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럴 황 집우 집주”
천자문 공부를 한 적은 없지만 이 문장은 어찌나 입에 착착 달라붙어 있는지. 그것도 여기까지만.
집우(宇) 집주(宙) 라고?
손수 집 짓고 마당에 꽃 심고 나무 키우면서 알았습니다.
몇만 킬로미터라느니, 광속이라느니, 별의 나이는 몇 살이라느니
그런 거 하나도 모르지만
어쩌면 집이 우주이지 않을까요?
먹고 자고 웃고 울고 몸과 마음이 쉬는 곳.
그래서 밤낮으로 물주고 가꾸고 돌봐야 하는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