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화채
천에 자수, 35×35cm, 2017
마당 평상 위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엉덩이를 들썩거리면 할머니는 막 씻어 물방울 맺힌 커다란 수박을 쟁반위에 놓고 마법처럼 반으로 쩍 가릅니다. 빨간 속살을 숟가락으로 떠서 양푼에 담고 하얀 껍질이 보일 때까지 박박 긁어모은 수박 국물도 붓고 칼끝을 망치로 톡톡 내리쳐 꺼낸 얼음덩어리 띄워 하얀 설탕 한 숟가락 넣고 휘휘 저으면 완성. 한 그릇씩 가득 받아 입도 손도 옷자락도 빠알간 수박물들이며 먹던 시원한 수박화채. 행복한 그 여름이 지금도 쨍하게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