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ylic on canvas, 91×73cm, 2019
캄캄한 밤길, 깜짝 만남이 입시준비로 지친 딸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저만치서 책가방을 메고 처진 어깨로 자박자박 걸어오는 아이. 달님이와 나를 발견하고는 빙긋이 웃으며 걸음을 재촉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분식트럭을 찾았다. 떡볶이와 뜨끈한 어묵 국물을 호로록호로록 불어 넘긴다. 만개한 목련이 주위를 환하게 한 탓일까. 너의 밝음을 바라보니 엄마의 피로도 눈 녹듯 사라지는구나. 그래, 힘들고 지치더라도 하루하루 다독다독하며 가자. 욕심 부리지 말고 작은 일에 기뻐하며 이렇게 웃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