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에 자수, 33×55cm, 2018
파란하늘 아래 우뚝 서 있는 은행나무.
살랑살랑 부는 바람결에 빛나는 노란 은행잎이 포르르 포르르 머리위로 떨어진다.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어디선가 경쾌한 종소리가 뎅그랑 뎅뎅 뎅그랑 뎅뎅 하고 귓가에 들리는 것 만 같다. 봄에도 여름에도 이 가을에도 자연은 급한 것이 없다. 곧 노랗게 곱던 잎도 모두 떨어지고 촘촘히 박힌 열매들도 땅에 떨어져 이리저리 나뒹굴다가 흔적만 남겠지만 오늘 이 순간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며 숨 가쁘지 않은 은행나무의 저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